
쿠키 설탕 종류만 바꿨을 뿐인데 쿠키가 망했습니다
쿠키를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아이가 먹을 간식이니까, 가능하면 덜 정제된 당을 쓰고 싶었다.
마트에서 설탕 코너 앞에 서면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사탕수수 원당, 유기농 설탕, 비정제 설탕, 그리고 최근에는 알룰로스나 스테비아 같은 대체당까지.
포장지에는 ‘자연’, ‘비정제’, ‘사탕수수 100%’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왠지 더 건강해 보이고, 더 좋은 선택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시작했다.
같은 레시피로 설탕만 바꿔 굽는 실험.
레시피는 클래스에서 배운 그대로 사용했다.
버터 100g, 설탕 90g, 밀가루 150g, 계란 1개.
오븐 180도 예열 후 12분.
나는 재료 중 단 하나, 설탕만 바꿨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같지 않았다.

왜 쿠키 설탕 종류가 그렇게 중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쿠키 실패의 원인을 오븐에서 찾는다.
“우리 집 오븐이 문제인가?”
“온도가 낮았나?”
“팬 위치가 달랐나?”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해보니 변수가 하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설탕.
쿠키 설탕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 재료가 아니다.
쿠키에서 설탕은 수분 조절자이자 구조 형성의 조력자다.
쿠키가 오븐에서 구워질 때는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 버터가 녹는다.
- 설탕이 녹으며 반죽에 점성을 만든다.
- 밀가루 속 단백질과 전분이 열을 받아 구조를 형성한다.
이 세 단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쿠키는 퍼지거나, 딱딱해지거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그 균형을 크게 흔드는 요소가 바로 쿠키 설탕 종류 이다.
1️⃣ 백설탕 – 가장 예측 가능한 결과
먼저 기본이 되는 백설탕.
백설탕은 당밀이 제거된 정제 설탕이다.
수분 함량이 낮고, 결정 구조가 균일하다.
오븐 안에서 빠르게 녹으며, 구조 형성 타이밍이 비교적 일정하다.
백설탕으로 구웠을 때는 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적당히 퍼지고,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중앙은 촉촉했다.
클래스에서 왜 백설탕을 기준으로 레시피를 설계하는지 이해가 갔다.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2️⃣ 황설탕 – 작은 수분 차이가 만든 변화
황설탕으로 바꾸자 결과가 조금 달라졌다.
쿠키가 약간 더 넓게 퍼졌고, 색은 더 진해졌다.
식감은 약간 더 쫀득했다.
황설탕은 당밀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백설탕보다 수분이 많다.
이 작은 수분 차이가 굽는 과정에서 구조 형성 타이밍을 미묘하게 바꾼다.
구조가 완전히 잡히기 전에 반죽이 더 퍼질 수 있다.
그 차이는 눈에 확연히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식감에서는 분명히 느껴진다.
쿠키의 퍼짐은 쿠키 설탕 종류 뿐 아니라 반죽 온도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22도를 넘기면 구조 형성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이전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 쿠키 반죽 22도, 왜 중요한지 정리한 글 보기

3️⃣ 흑설탕 – 퍼짐과 쫀득함의 극단
흑설탕은 확실히 달랐다.
쿠키가 눈에 띄게 납작해졌다.
대신 내부는 가장 쫀득했다.
흑설탕에는 당밀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당밀은 수분을 머금고 있고 흡습성이 강하다.
공기 중 수분까지 끌어당긴다.
수분이 많으면
버터가 녹는 순간 반죽은 더 쉽게 확산된다.
구조 형성이 뒤따라오기 전에 이미 퍼져버린다.
나는 그날, 같은 레시피로 전혀 다른 쿠키를 꺼냈다.
설탕이 버터와 어떻게 크리밍되느냐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믹서 사용 방법에 따라 공기 함량이 달라지는데, 이 내용은 아래 글에서 다뤘습니다.
👉 쿠키 믹서 사용법과 공기층 형성 원리

4️⃣ 사탕수수 원당 – 입자가 만든 변수
사탕수수 원당은 입자가 굵고 불균일하다.
정제도가 낮아 당밀이 자연 상태로 포함되어 있다.
이 설탕은 녹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았다.
어떤 쿠키는 표면이 거칠게 갈라졌고,
어떤 쿠키는 생각보다 덜 퍼졌다.
브랜드마다 차이도 컸다.
같은 “원당”이라도 입자 크기와 수분 함량이 달랐다.
그때 깨달았다.
설탕은 단순히 “당”이 아니라 물리적 특성을 가진 재료라는 걸.
5️⃣ 대체당 – 같은 단맛, 다른 과학
알룰로스를 사용했을 때는 색이 빠르게 진해졌다.
갈변 반응이 설탕보다 빨랐다.
스테비아는 단맛은 충분했지만
구조 형성이 약했다.
쿠키가 단단하고 건조하게 나왔다.
대체당은 설탕과 화학적 구조가 다르다.
카라멜화 반응, 수분 결합 방식, 열 반응이 다르다.
그래서 설탕과 동일 비율로 바꾸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몸에 좋은 설탕을 쓰고 싶다면
나는 건강을 생각해서 설탕을 바꿨다.
하지만 그 선택은 레시피 전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클래스에서 배운 레시피는
특정 설탕을 기준으로 설계된 공식이다.
설탕을 바꾸는 순간
그 공식은 더 이상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당을 쓰고 싶다면
비율을 조정하고,
버터 양을 조절하고,
굽는 온도와 시간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쿠키는 쉽게 망한다.
결론
나는 단지 설탕만 바꿨을 뿐이었다.
그런데 쿠키는 완전히 달라졌다.
쿠키가 퍼졌다면
오븐을 의심하기 전에
설탕을 먼저 확인해보자.
설탕은 단맛 재료가 아니라
구조를 조절하는 핵심 재료다.
그리고 작은 차이는
생각보다 큰 결과를 만든다.
설탕을 바꿨을 때 결과가 달라진다면,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오븐의 실제 내부 온도입니다.
👉 오븐 180도 설정이 진짜 180도일까? (다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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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왜 결과가 달라지는지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레시피라도
오븐, 온도, 냉동실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비싼 장비보다 중요한 건
제빵사의 조절 능력이라고 믿습니다.
이곳은 실패를 숨기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해결하는 공간입니다.
베이킹 문제 해결 연구소,
오늘도 오븐 앞에서 실험 중입니다. 🧪